퇴고하지 말아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 배워라. 쓰는 족족 수정하려고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새로운 글을 쓸 시간이 남지 않는다. 어차피 새 글을 열세 쪽 쓸 시간에 퇴고는 세 쪽밖에 못한다. 게다가 의무감과 지루함을 너무 많이 느껴서 정말로 ‘다시 보기’보다는 형식적으로 해버리게 된다. 그러므로 퇴고하지 않으면서 탐구하듯 거칠게 쓰는 데 충분한 시간을 투입해서 정말로 맘에 드는 글을 어느 정도는 반드시 확보하는 편이 좋다. 다른 사람에게 그 글을 읽게 하겠다는 욕망이 있으니 퇴고도 분명 할 것이다.
[..중략]
게다가 늘 훌륭한 글만 쓰려고 하고 늘 독자에게 통하는 글만 쓰려고 하면 글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좋지 않다. 그것은 악기를 오직 공연할 때만 연주하는 것과 같다. 연습도 놀이도 하지 않는 것이다. 항상 독자를 염두에 두고 퇴고하면 신중해야 한다는 압박이 늘 뛰따른다. 하지만 성장하려면 모험도 필요하다. 땅속에서 느리게 커나가려면 많이 쓰고 새로운 방법과 아이디어와 실험을 시도해봐야한다.
“새 글을 열세 쪽 쓸 시간에 퇴고는 세 쪽밖에 못 한다.” 내 글쓰기가 형편없는 이유는 양 보다 질을 높이려고 하기 때문. 결국, 양도 질도 불만족.
앞으로 짧은 글이라도 매일매일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. 연습도 놀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.
힘 있는 글쓰기. 피터 엘보 지음, 김우열 옮김, <토트>